치솟던 경유값 다시 휘발윳값 아래로 떨어져
작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지 1년이 지난 지금 기름값 추이는 어떤지 살펴보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유가 상승 촉발
22년 2월 24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특별 군사작전 개시 명령 직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일반적인 시각은 개전과 동시에 러시아의 손쉬운 승리가 우세했으나,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와 서방 세계의 지원이 결합해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쟁이 진행 중이다.
COVID-19에서 어느 정도 회복되나 싶더니 예상 밖의 전쟁 발발로 인해 작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기름값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많은 나라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물가 상승 및 금리 인상으로 인해 서민들의 가계는 더욱 위축되고 있으며, 아이들 성적과 월급 빼고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는 말이 공감될 정도로 물가 상승은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다.
지금처럼 물가가 오르더라도 좀처럼 소비를 줄이기 힘든 분야가 ‘기름’이다.
작년 6월에는 휘발윳값과 경유값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 일반 서민이 최대한으로 지출할 수 있는 기름값 임계치에 육박하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경유는 휘발유보다 100~200원 정도 저렴했으나 작년 6월 이후 가격 역전이 발생했고, 올 3월에서야 다시 재역전이 되었다.
서민의 최대 지출 임계 기름값 : 리터당 2,000원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서울 잠실로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한다는 직장인 B 씨는 집에서 회사까지 대중교통 여건이 좋지 않아 자가용 이용이 필수라고 한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하루가 다르게 기름값이 오르고 있던 시기, 자가용 이용에 부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는 지출할 수 있는 기름값 마지노선으로 2,000원을 정해 놓고 있었다.
설마하던 임계치 가격인 기름값 2,000원은 전쟁 여파로 인해 급속도로 상승해 이내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하고 말았다. 그는 본인 스스로 정한 마지노선에 따라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다.
자가용으로 한 시간이면 출근할 수 있는 거리지만 대중교통으로 두 시간이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정한 마지노선 아래로 기름값이 떨어지기 전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는 다짐을 지킬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번 유가 충격이 그가 체감한 역대 기름값 최고가인 10년 전 리터당 2,200원의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일찌감치 포기할 건 포기하는 게 낫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물가가 많이 올라 줄일 수 있는 건 이미 많이 줄였는데, 거의 마지막 수단으로 출/퇴근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교통비를 줄여야 했어요”
남양주에 거주 중인 직장인 B씨
다행히 작년 6월을 정점으로 기름값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엔 리터당 1,600원 수준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이다. 여전히 불안감을 갖고 있지만 직장인 B씨는 다시 자가용을 이용한다고 한다.
이번 달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휘발윳값을 추월했던 경유값이 휘발윳값 보다 다시 낮아지고 있다. 운송 및 배달 트럭, 중장비 등 기름값이 생계와 밀접한 영향이 있는 분야에 대한 에너지 부담감이 다소 안정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경유값이 휘발윳값보다 다시 싸지고 있는 이유는, 석유 수요가 줄어들면서 경유 수요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유값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일정 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국제 유가 시장에서는 중국의 경제성장과 인도의 석유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유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이나 산업계 전반에 걸친 대대적 에너지 절약 캠페인 등 이러한 상황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반준형 명예 기자(report@kchar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