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입국자수 작년 동월 대비 3.7배 증가, 관광업계 120% 회복
관광통역안내사, COVID-19로 암울한 시기에도 고군분투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리턴으로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관광통역안내사다.
관광통역안내사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관광 안내를 할 수 있는 국가 자격을 보유한 사람을 일컫는다.
관광객이 많은 명동이나 경복궁 근처에서 깃발을 들고 외국 관광객을 인솔하는 경우를 목격했다면 대부분 관광통역안내사이다. 참고로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외국 관광객을 인솔하면 불법이므로 혹시라도 관심이 있다면 자격증을 따야 한다.
외국인을 안내하는 일이 직업인 관광통역안내사들은 COVID-19 팬데믹을 누구보다 힘들게 겪었다. 다른 직업도 힘든 경우가 많았지만 관광을 하는 외국인이 없다 보니 이들의 수입은 대부분 0에 수렴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힘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 많은 관광통역안내사들은 제2의 직업을 찾아 고군분투하였으며, 틈나는 대로 관광 관련 교육 참석, 답사 등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팬데믹이 끝날 것이며, 준비된 자만이 바로 복귀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The winner takes it all?
스웨덴 출신의 그룹 아바(Abba)가 1980년에 발표한 “The winner takes it all”이라는 노래가 있다.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한다는 제목이다. 지난 코로나 시대, 관광통역안내사들은 아무리 뛰어난 승자도 이제 갓 시작한 초보자도 해당 직업으로 돈을 벌 수 없었다. 외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직업 자체가 소멸 위기를 맞았던 것이다.
그랬던 인바운드 관광업계(외국 관광객이 국내로 오는, 반대는 아웃바운드)가 정상화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명동은 다시 외국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고, 경복궁, 인사동 같은 전통적인 관광지 외에도 롯데월드타워, 더 현대 서울 같은 대형 실내 쇼핑공간에도 외국 관광객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관광통역안내사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K-콘텐츠의 힘이 외국 관광객을 우리나라로 불러들이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고 한다.
K-콘텐츠 급부상에 외국인 관광객 급증
그렇다면 과연 외국인 관광객들의 입국자수는 얼마나 늘었을까?
법무부의 출입국 관리 통계가 올해 2월까지 업데이트되어 있어 집계해 보았다. 기간은 금년 2월과 전년 2월 비교이다.
해당 기간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입국자수 1위 국가는 일본으로 96,723명이 입국하였고, 전년 동월 대비 무려 +30배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2위는 미국으로 52,260명이 입국하였다. 중국은 41,387명으로 5위를 기록하였다.
눈에 띄는 국가는 타이완 49,131명(+4,707%)으로 3위, 베트남 42,146명(+561.4%) 4위, 태국 29,135명(+1,646%) 6위, 말레이시아 16,586명(+1,559%) 7위, 홍콩 16,075명(+5,600%) 8위 등 동남아 국가의 입국자수 증가이다.
이들 국가의 COVID-19 앤데믹으로 인한 리오프닝 효과가 양호한 탓도 있겠지만 관광통역안내사들에 의하면 K-콘텐츠의 힘 덕분이라고 한다. 팬데믹 이전 겨울에 우리나라를 찾는 동남아 관광객들은 ‘눈과 BTS’ 때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는데, 요즘은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 K-POP 거리, K-FOOD 맛집, K-쇼핑 등 말 그대로 K-콘텐츠가 들어간 곳은 어디나 외국인 관광객들로 호황을 맞고 있다.
관광업계 회복도는 팬데믹 전 대비 120% 수준
관광통역안내사들은 단톡방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관광지 관련 정보를 구하기도 하고, 일감이 중복될 경우 대체할 관광통역안내사를 섭외하기도 한다. 요즘 관광통역안내사 단톡방에는 반가운 알림이 많이 뜨고 있다.
“4/22~23, 영어 가이드 급구, 일비 00만원”
이렇게 성수기 때에는 일감이 많기 때문에 초보 관광통역안내사에게도 기회가 온다. 평소에 관광안내 연습도 많이 하고 답사도 많이 다녀본 경우라면 단톡방에 뜨는 알림을 빠르게 잡으면 실전에 데뷔할 기회도 생긴다. 바로 팬데믹 전 상황이 이랬는데 3년 만에 업계가 정상화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팬데믹 전과 비교해 보면 어떤 수준으로 회복되었을까 궁금했다. 정확한 통계를 낼 수 없지만, 단톡방을 이끌고 있는 베테랑 관광통역안내사가 답변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의가 없다면 그게 바로 정성적인 수치가 아닐까?
한 편 최근 우리나라를 찾은 이스라엘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전복되어 사망자가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전해졌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광업계 차원은 물론 정부/지자체 차원에서 안전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점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아울러 대부분의 관광통역안내사들은 개인 사업자로 분류되어 산재보험 적용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면 입국부터 출국까지 관광통역안내사가 대한민국의 첫인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관광통역안내사를 민간외교관이라고 부르지 않는가?
관광업 활성화! 굴뚝 없는 공장!
노래만 부른다고 저절로 달성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최소한 외국인 관광객과 관광통역안내사들이 안전하게 투어(여행)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길 바란다.
반준형 명예 기자(report@kchar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