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물가에 7천원 구내식당 점심, 가격 인하는 어려울까?
요즘 높은 물가로 인해 직장인들 점심값 지출이 많은 부담으로 와닿고 있다.
점심과 인플레이션을 합쳐 런치-플레이션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을 정도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있는데 구내식당의 가격은 6~7천 원대로 일반 식당 만 원 수준과 비교해 보면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맛과 영양 균형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는 원효로에 위치한 A 자동차 회사의 구내식당에서 7천원짜리 점심을 먹었다.
본 구내식당은 국내 식품 대기업의 계열사가 운영하는 곳이고, 건물 10층에 위치해 한강뷰와 여의도의 멋진 마천루를 볼 수 있는 일명 뷰 맛집이기도 하다.
식당 입구에 위치한 식권 판매기에서 신용카드로 7천원을 결제해 식권을 구입했고, 식당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맞이한 따스한 자연 풍광으로 인해 강추위로 얼어붙은 몸이 녹는 기분이 들었다.
메뉴는 A와 B로 나뉘어 있어 각자의 기호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요즘 같은 고물가에 기자가 근무하는 성수동에선 점심 한 끼가 보통 만원은 넘기 때문에 7천원도 경제적이긴 하지만 100원을 내려 6,900원이면 직장인의 지갑을 더 위로해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 메뉴로 육개장 칼국수, 뷔페식으로 김치, 콩자반, 해조류 무침 등, 후식으로 맛있는 팥인절미가 함께 제공되었다. 특히 햇반을 만드는 회사의 계열이라 그런지 밥 자체의 맛이 아주 좋았다.
지갑 사정이 넉넉지 못한 기자로서는 구내식당의 합리적인 가격이 참으로 만족스러웠다.
대기업 계열의 급식업체이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에 따라 자영업 식당보다 훨씬 품질 좋고 가격 싼 식자재를 납품받을 텐데 7천원에 붙은 이윤은 얼마일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급식업이 고부가가치 업태가 아닌 걸 생각해 보면 7천원 중에서 남길 수 있는 순이익은 500원이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구내식당은 식수(식사를 하는 인원)가 비교적 한정돼 있어 박리다매 전략도 한계가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한편, 기자가 활동하는 성수동에도 8천원 대에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런 곳은 분명 대규모 급식업체에 비해 식자재 공급환경이 열세일텐데 어떻게 8천 원 대를 유지할 수 있을까? 물론 구내식당보다 훨씬 맛있고, 품질에도 앞서는 곳도 있다.
대규모 급식업체가 운영하는 구내식당 7천원 VS 성수동 8천원 식당
고물가, 고에너지 시대에 생존을 위해 식자재 선정부터 가격 정책에 깊이 고뇌하는 자영업 사장님들께 응원 메시지를 보내드리고 싶다.
반준형 명예 기자(report@kchar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