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IT 개발 회사에 영어 공부의 바람이 불다
현재 기자는 종합 IT 개발 회사에서 프로그래머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는 IT 컨설턴트이기도 하다.
기자가 맡은 업무의 상당 부분은 영어와 관련이 있는데, 영어 회의에 참여하기도 하고, 워크샵에서 영어로 발표를 하기도 한다. IT 솔루션이 외국산인 경우가 많아 매뉴얼을 스터디 하거나 도입을 검토하는 일도 담당하고 있다.
물론 기자의 영어 실력은 냉철하게 판단해 중간 정도의 레벨밖에 되지 않으나 업무가 자리를 만든다는 말이 있듯 IT 개발 지식과 디지털 마케팅, CRM 업무 백그라운드에 힘입어 그럭저럭해 나가고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영어 공부에 대한 열정만은 꽤 높은 편이다.
회사에 탁구, 골프, 볼링 등 동호회가 있는데 회사의 비용 지원을 받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기자는 영어 동호회를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2023년 포스트 코로나 이후 글로벌 프로젝트가 많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사내 영어 회화 동호회를 만들었다.
일단 직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고, 성원에 힘입어 어제 영국인 원어민 강사를 초청해 첫 정기 모임을 진행했다. 원어민 강사를 어디에서 부를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사용자와 서비스 제공자를 연결해 주는 ‘숨고’라는 플랫폼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사용자가 서비스를 희망하는 조건을 입력하면 서비스 제공자가 견적서를 보내고, 사용자는 받은 견적서를 검토한 후 조건에 맞는 서비스 제공자를 선택하면 되는 원리이다.
숨고를 통해 은행에서 빅데이터 업무를 담당했던 영국 신사 마틴 선생님을 섭외하여 1시간 동안 약간은 벅차면서도 재미있는 프리토킹의 세계에 빠져볼 수 있었다.
총 참여 인원은 총 9명이었고, 모처럼의 원어민 대화였기 때문에 영어권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직원들도 원활한 대화 진행이 쉽지는 않아 보였다.
동호회 회장이자 주관자인 기자가 더 분발해야 하는데, 기자는 영국인 울렁증 또는 트라우마가 있어 극복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미국인이나 캐나다인은 그나마 조금 알아듣겠는데 그 외는 어렵고, 영국인과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
과거 키부츠라는 자원봉사를 통해 이스라엘에 7개월 정도 체류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영국인 친구들은 기자와의 대화가 원만하지 않으면, ‘whatever’, ‘I don’t care’ 등을 남발하며 기죽게 만들었고, 런던 여행을 갔을 때에도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영국인들 대화를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아픈 경험에 대한 극복이 필요하기도 하고, 당사의 글로벌 프로젝트 중 EU권이 있어 이번 원어민 선생님은 영국인으로 선택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영국인 마틴은 한국인 아내가 있고 9개월째 한국에 살고 있어 이미 배려 영어에 능숙한 상태였기 때문에 영국식 영어가 아닌 거의 미국식 영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기자가 클래스 진행 사회를 보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기자의 영어 스타일은 문법 파괴, 빠른 커뮤니케이션 중심이다. 원래 차분하게 생각에 생각을 더해 한번 말을 하더라도 천천히 심사숙고형으로 영어를 말하는 스타일이었지만,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했을 때 문법보다는 빠른 의사소통이 더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후 스타일을 바꾸게 되었다. 문법이 중요하지만 너무 문법을 중요시 하다 보면 말 자체를 주저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영어 공부를 하는 방법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에게 한국어 공부하는 법을 누구나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기자 생각에는 그렇게 영어를 공부하면 되지 않을까? 말을 많이 내뱉지 않으면 익숙해 지기 어려울 것 같다.
한편 동호회 정기 모임에 참가한 직원들의 영어권 학습 배경을 보면 절반 정도가 미국/뉴질랜드 등 영어권 거주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직원들은 앞으로 조금만 더 연습을 하면 글로벌 프로젝트에 투입되지 않을까 판단한다.
과연 포스트 코로나 원년을 맞아 그동안 멈춰 있던 IT 업계의 글로벌 프로젝트 계획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궁금해진다. 기자도 더욱 영어 공부에 매진하여 지치지 않고 자기 계발을 하겠다.
반준형 명예 기자(report@kchartnews.com)